얼마 전(21일) 한국은행에서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성에 대한 것인데요. 해당 발표는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결과에 대해서 알아보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 상황을 전망해 보겠습니다.
대출의 증가.. 금융 취약성 상승한다
지난해 말 기준 취약자주의 전체 가계대출 차주수와 대출 잔액은 각각 6.3%, 5.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및 신규연체차주로 범위를 좁히면 각각 58.8%, 62.8%로 뛰어올랐습니다. 이중 39.5%는 신규연체잔액이 연간소득액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말해 가계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자영업자의 상황은 다를까요?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은 1034억 원으로 2019년 말보다 50.9% 늘었고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7.6% 높아졌습니다. 자영업자 또한 돈을 계속해서 빌리고 있다는 것이죠.
가계 대출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최근 금융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비은행권의 20~30대 신규 차주의 연체 우려가 높아지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판단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반적인 금융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는 올해 들어 48.1%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모두 종합해 볼 때 개인들이 빌리는 돈이 점점 많아지고, 특히 이러한 돈을 빌리는 사람들 중에 20~30대가 많으며, 이를 통해 연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최근 높아진 금리와 쉽게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이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 정책을 볼 때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금리가 더욱 높아지거나,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때 기존 돈을 빌린 사람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체율은 더욱 늘고, 이에 따른 은행의 자본 회수 능력 하락 등이 한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실제 개인은 더욱 힘든 상황
위에서 언급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지 않더라도 쉽게 느낄 수 있는 경제상황이 돼버렸습니다. 요즘 현금 서비스 혹은 카드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는데요. 카드론 이용자 상당수가 중·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이기 때문에 실제 가계 대출 혹은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 삼성, 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의 지난 5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12%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법정 최고 이자율이 20%인 상황에서 카드론의 금리는 매우 높은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렇게 높은 금리에도 사람들이 더욱 많은 돈을 빌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축은행 등 타 금융권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대출 규모를 줄이고, 대출 자격을 까다롭게 측정하면서 그 수요가 카드론으로 몰린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또한 5월은 각종 행사와 세금 지출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카드론이 늘기도 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현재 여기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카드론 잔액 증가가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1분기 카드론 평균 연체율은 2.13%로 2021년 1분기 1.79%에서 2년 사이에 0.34% 포인트나 상승한 모습을 보입니다. 즉, 돈은 더 많이 빌리고 있는 상황에서 돈을 더 많이 갚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것은 곧 개인의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개인 신용에 대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경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러한 경제 상황이 쉽게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1~2번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때 한국은행은 미국과의 금리차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함께 금리를 올리지는 않더라도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높은 대출률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높은 연체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높은 연체율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은행의 평균 연체율이 1%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카드론의 연체율 증가, 가계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에서의 연체율 증가는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은행은 더욱 대출 규모를 줄이고 대출 자격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렇게 된다면 또 개인과 자영업자, 중·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는 높은 금리를 가진 카드론 혹은 보험사의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될 겁니다.
현재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정부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얼마 전 시작한 대출 전환이 그 노력 중 하나입니다. 똑같은 조건의 대출 중 더욱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대출을 옮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충분히 효과가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앞으로의 한국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아마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난 후에야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제 상황을 인지하고 큰 글로벌 경제 시장과 연계하여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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