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무더기 하한가 사태(SG사태)가 터진 지 2개월 만에 5개의 종목이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하는 사건이 얼마 전 14일 발생했습니다. 한국 증시 전반은 SG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임을 인지하고 긴장감이 돌고 있는 상황인데요. 금융당국과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이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한국 주식 투자에서의 교훈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무더기 하한가, 투자카페가 진원지였다.]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일산업, 대한방직, 만호제강, 방림, 코스닥 상장사인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해당 종목들은 유동주식수가 적고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은 종목들이었는데요. 따라서 적은 거래량만으로 주가의 높은 변동성이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 종목은 최근 1년 새 급격히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그렇게 높지 않은 종목이 1년 사이 큰 주가의 상승폭을 보이는 일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니죠.
해당 사건의 배후로 네이버 카페 '바른투자연구소'가 지목됐습니다. 해당 카페는 증시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경영 참여 등 소액주주운동을 표방하는 곳입니다. 개인 투자자(소액 투자자)를 대상으로 종목을 추천하고 매매를 진행하는 것으로 그 과정이 이루어졌는데요. 하한가를 기록한 5개의 종목이 해당 카페에서 지속적으로 추천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통정매매 및 알선투자 등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통정매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통정매매, 그게 뭔데?]
통정매매는 증권 등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기타 타인으로 하여금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서로 다른 행위자 간에 일정 수량의 증권 등을 같은 시기, 같은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사전에 통정한 후 매매하는 것을 말합니다(출처: 네이버 금융감독용어사전). '통정'이란 말은 정이 통한다 즉,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하면 통정 매매는 주가 조작을 위해 여러 사람을 모아 하나의 증권을 매수, 매도하게 하는 명백한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발생한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는 이런 통정 매매로 이루어졌다고 해석됩니다. 네이버 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인 강 씨는 카페 회원들에게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은 해당 종목을 지속적으로 추천하여 주식을 매수하게 하고, 주가를 상승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강 씨는 이러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정확한 판단은 금융당국과 검찰의 판단을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이번 하한가 사건은 SG발 사태와 다르게 차익결제거래(CFD)와 같은 복잡한 주식 거래 방식이 이용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주식 매수, 매도에 대한 단순한 집단행동을 이끌어낸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다만 이렇게 하루아침에 무더기 하한가가 나오게 된 것은 '주식담보대출, 신용 거래'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주식담보대출은 말 그대로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신용거래는 주식이나 파생상품을 거래함에 있어 일정부문의 담보를 잡은 채 자신의 돈이 아닌 증권사의 돈으로 거래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쉽게 말하면 이 둘다 흔히 말하는 '빚투'인 것이죠. 자신의 돈이 아닌 증권사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입니다.
빌린 돈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입니다. 이러한 투자 방식이 옳다 혹은 그르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위험 요소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번 사건 또한 반대 매매 우려로 인해 촉발된 연쇄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반대 매매란 돈을 빌려서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낮아져 자동으로 증권사의 돈을 갚기 위해서 주식이 매도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주식의 가격 변동성에 따라 투자자 본인 판단이 아닌 주식 시장에게 투자 판단을 넘겨주게 되는 것이죠.
[이번 사건을 통한 교훈]
첫 째, 정확하지 않은 출처의 정보를 투자에 활용하지 마십시오. 본인이 직접 찾은 정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투자 판단을 자신의 투자에 활용하지 말란 것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투자 판단이 옳은 방향일 수 있으나, 그렇게 성공한 투자는 성공이라기보다는 우연일 가능성이 큽니다. 오로지 자신의 판단을 책임질 수 있는 투자자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빚투(돈을 빌려 투자하는 행위)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은 레버지리를 통한 고수익 창출이라는 이점이 있지만, 반대로 투자를 위한 판단에 제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 증시에서 미수 즉, 돈을 빌려서 갚아야 하는 기간은 보통 6개월입니다. 6개월 안에 좋은 주식을 판단하고 매수하여, 매도하는 일련의 과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련의 과정 동안 감수할 수 있는 위험과 이익을 잘 판단하여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십시오. 기업의 매출과 성장 가능성 등 기업의 전체적 가치를 투자에 활용하십시오. 단순히 낮은 가격이라서,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 등 정확한 분석에 근거하지 않은 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위험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투자는 자신이 대상 기업을 정확하게 알고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5 종목 하한가 사태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해당 사건의 표적이 된 종목의 투자자에게 잘못을 돌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사건을 계획하고 철저하게 불법 행위를 저지른 범죄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결국 피해를 보는 건 투자자 자신이기에, 자신의 돈을 투자함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의 출처를 가지고 투자 전략을 잘 취해, 기업의 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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